원령공주 다시 보기

지난 1년 동안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을 다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는 많은 작품이 블루레이로 나와있어서(모두는 아니다) 세일 기간에 왕창 사서 하나씩 꺼내 봤고,  결국 1년에 걸쳐 다 봤다. 🙂 문제는 몇 작품이 블루레이로 안나왔는데, 원령공주도 그 중 하나다. 이 작품은 유일하게 일부러 안봤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 동안 봐 왔던 그의 작품과 너무 다르고, 잔인한 장면들이 나와서 보다가 꺼 버렸다. 결국, 한국어 더빙이 포함되었다고 하는 일본판을 구했고(미국판의 거의 3배 가격), 우리말로 영화를 봐서 더 좋았다.

10년도 더 지나서 원령공주를 다시 보게 된 것은, 그가 무척 심혈을 기울이고 실제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본인은 은퇴작으로 여겼는데, 지브리 스튜디오 사정상 더 많은 작품을 만들었어야 했다. 결과는, 흥행을 떠나 작품성만 따져보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 외에는 별로 좋지는 않다.

원령공주를 보기 전까지는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가 최고의 작품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했다. 원령공주도 나우시카 만큼이나 작가가 가진 깊은 세계관, 철학을 엿 볼 수 있다. 이 분이 젊은 시절 무엇을 고민하고 생각했는지 약간은 이해할 수 있다. 난 나우시카를 보면서 예수의 모습을 봤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세상을 구원한 예수와 많이 닮았다. 원령공주는 인간과 자연의 대립을 통해 무너진 마지막 신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사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이였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감히 그렇게 이야기하지는 못한다. 어느 때부터, 인간은 자연을 필요한 부분 이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고, 아마 그 때가 신화가 사라진 시점이 아닐까 싶다. 아마, 인류 역사상 자연과 가장 오래 공존한 사람들은 아마도 아메리칸 인디언이 아니였을까?

하여간 이렇게 깊이 있는 애니메이션은 앞으로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주로 성인 보다는 가족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미와 화려함을 추구하지 어떤 큰 이야기를 담기에는 시장 여건이 받쳐주지 않는다. 게다가 “벼랑위의 포뇨”를 보면 지브리 뿐만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도 그런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거장 마져 진짜 은퇴를 했고, 앞으로 이런 작품을 더 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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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원령공주 다시 보기”

    1. 일본어 선생님이 자기가 보고 싶어서 보여준 것은 아닐까요?
      웬지 중학생에게는 잘 어울리는 만화영화 같지는 않아요..
      저라면 붉은돼지를 보여줬을 것 같습니다.

      다시 보시면 감동이 다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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